‘우리’가 해냈다, 3연속 통합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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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꺾고 팀 7번째 챔프전 우승… 공수 맹활약 박혜진 MVP 차지
위성우 감독-전주원 코치 콤비… 선수-지도자 합쳐 11번째 반지

올해도 여자프로농구 ‘왕좌’는 우리은행의 몫이었다.

우리은행은 27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KB스타즈를 64-55로 꺾고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꿈을 이뤘다. 팀 통산 7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6번째 통합우승. 이로써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이 보유한 최다 챔프전 우승(7회) 및 통합우승(6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전매특허인 ‘감독 밟기’ 세리머니로 승리를 자축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위 신한은행을 꺾고 돌풍을 일으키며 창단 첫 우승에 도전했던 KB스타즈는 안방에서 2경기를 내리 내주며 주저앉았다.

3연속 통합우승의 주역은 박혜진이었다. 이날도 2쿼터 8분 40초를 남기고 터뜨린 외곽포로 팀의 첫 역전(17-15)을 성공시키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14득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챔프전 4경기 내내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진 박혜진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챔프전 MVP(64표 중 54표)까지 수상했다.

승부는 사실상 3쿼터에 결정됐다. 우리은행은 휴스턴(18득점)이 3쿼터에만 14점을 올리며 점수 차를 벌렸고 3쿼터 종료 1초 전에 터진 박언주의 3점슛으로 17점 차로 앞서며 승부를 갈랐다. 우승 후 눈물을 쏟아낸 박혜진은 “3번의 우승 중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혼자 상을 받은 것이 미안해서 MVP 상금은 동료와 주변분들께 선물을 드리고 한턱 쏘는 걸로 다 쓰고 싶다”고 말했다.

2012∼2013시즌 ‘꼴찌의 기적’을 이뤄낸 이후 두 시즌 동안 정상을 지켜 온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특별했다. 힘들게 일군 첫 우승은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우승이었다. 독하기로 소문난 ‘위성우식 훈련’으로 두 번째 우승컵을 손에 쥔 뒤에야 우승을 실감했다. 사령탑 3년째인 이번 시즌 비로소 여유가 생겼다. 위기도 있었다. 시즌 개막 16연승은 오히려 후유증을 가져왔다. 연승이 끊기며 주전들이 체력 고갈에 시달렸고 가드 이승아의 부상 공백도 아쉬웠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보다 더 나은 28승 7패(승률 0.800)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챔피언 타이틀도 굳게 지켜냈다.

위 감독은 “챔프전 1차전을 진 것이 약이 됐다. 솔직히 나도, 선수들도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그때 KB스타즈의 기세를 꺾지 못한 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선수들이 버거워하는 것은 알지만 훈련 없는 성적은 없다. 연습을 얼마나 실전처럼 하느냐의 차이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위 감독과 전주원 코치는 선수와 지도자 시절을 합쳐 통산 11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꼈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직전 1위 팀 신한은행 코치였던 둘은 꼴찌 팀 우리은행 감독과 코치로 부임한 이후 함께 여자프로농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청주=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우리은행#3연속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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