絃의 미래 수놓을 美-日샛별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쓰지, 11세때부터 日대회 휩쓸어… 테칼리, 伊대회서 특별상 4개 받아
“나 자신을 시험한 행복한 무대”

‘LG와 함께하는 제1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수상자들. 왼쪽부터 공동 2위 술리만 테칼리와 쓰지 아야나, 3위 페테리 이보넨, 4위 크리스틴 서현 임, 5위 스티븐 김, 6위 왕샤오 씨.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LG와 함께하는 제1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수상자들. 왼쪽부터 공동 2위 술리만 테칼리와 쓰지 아야나, 3위 페테리 이보넨, 4위 크리스틴 서현 임, 5위 스티븐 김, 6위 왕샤오 씨.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일본의 쓰지 아야나 양(18·도쿄음대 부속고교)과 미국의 술리만 테칼리 씨(28·예일대 음대·연주순서 순)가 29일 ‘LG와 함께하는 제1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1위 없는 공동 2위 수상자로 선정됐다.

쓰지 양은 2013년 일본음악콩쿠르 2위, 2009년 일본학생음악콩쿠르 1위, 2008년 오사카국제음악콩쿠르 1위를 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이번 콩쿠르의 최연소 참가자다. 테칼리 씨는 2010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로돌포 리피체르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을 때 4개의 특별상을 함께 수상해 조명 받았다.

이번 콩쿠르에는 20개국 104명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13개국 49명이 DVD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18일부터 시작한 1차 예선에는 12개국 41명이 참가해 24명이, 이어 2차 예선에서 12명이 선발됐다. 25, 26일 치러진 준결선에선 4개국 6명의 경연자가 결선 진출자로 뽑혔다. 28,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결선에서 정치용이 지휘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을 통해 마지막 경연을 펼쳤다.

시상식 뒤 만난 쓰지 양과 테칼리 씨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쓰지 양은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제 편안하다”며 “열정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테칼리 씨는 “단계마다 다음에 연주할 곡에 대해 생각하느라 바빴는데 이제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행복하다”며 “이번 대회를 포함해 배운 것을 바탕으로 더욱 노력하는 연주자가 되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1등이 아니라는 데 아쉬워하면서도 “이번 경연을 통해 나 자신을 시험하고 싶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선 무대에서 쓰지 양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테칼리 씨는 버르토크 바이올린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효 줄리아드음악원 및 예일대 교수는 쓰지 양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량을 갖추고 있다. 기대되는 연주자”라고 밝혔다. 심사위원인 이고르 오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교수는 테칼리 씨에 대해 “곡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풍성한 표현력을 갖췄다고 평했다.

두 사람 모두 세 살 때부터 부모에게 이끌려 바이올린을 잡았다. 테칼리 씨는 대학 1학년 때 잠시 바이올린 연주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지만 어머니와 친구들의 격려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연주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쓰지 양은 경연 내내 매일 6시간씩 연습하다가 결선 진출 결과가 나온 날만 연습을 못했다면서 밝게 웃었다. 3위는 핀란드의 페테리 이보넨(28·뉴욕주립대 음대 졸), 4위는 미국의 크리스틴 서현 임(21·커티스음악원), 5위는 미국의 스티븐 김(20·커티스음악원), 6위는 중국의 왕샤오 씨(29·맨해튼음대)가 차지했다.

공동 2위 수상자는 각각 상금 3만 달러(약 3300만 원)와 2016년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협연, 리사이틀 개최 등의 특전을 받는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창학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장, 임채청 동아일보 전무이사, 정창훈 LG아트센터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국가별 특색있는 연주… 우열 가리기 힘들어”▼

심사위원들 총평

‘LG와 함께하는 제1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심사를 맡은 11명의 심사위원은 “참가자들이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위상에 걸맞게 매우 수준 높은 연주를 보여 줘 심사위원들이 결정하는 데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콩쿠르에는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효 줄리아드음악원 및 예일대 교수(사진)를 비롯해 라뒤 블리다르 런던 왕립음대 교수, 정준수 경희대 교수, 하라다 고이치로 도호음악원 교수, 이경선 서울대 교수, 이고르 오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교수, 루시 로버트 맨해튼음대 교수, 조엘 스미르노프 클리블랜드음악원장, 위리나 상하이음악원 교수, 파벨 베르니코프 빈시립음대 교수, 크시슈토프 베그신 하노버국립음대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강 심사위원장은 “콩쿠르의 준비와 여정, 연주를 위한 집중력, 인내심 하나하나가 대단한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라면서 “입상 결과와 관계없이 이 힘든 과정에 도전한 모든 참가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강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권위에 걸맞은 1위 수상자를 선정하기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1위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스미르노프 원장은 “국가와 대륙에 따라 참가자들이 특색 있고 개성 있는 연주를 들려줘서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심사했다”고 평했다. 블리다르 교수는 “2차 예선부터는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경연이었으며 매 단계가 흥미롭고 치열했다”고 돌아봤다. 이 교수는 “공동 2위와 3위 입상자들은 곧바로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뽐낼 수 있을 만한 연주자들”이라며 높게 평했다. 이 교수는 “다른 입상자들도 경험을 보완하면 더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쓰지 아야나#술리만 테칼리#서울국제음악콩쿠르#바이올린#공동 2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