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은 총리… 차남은 국영기업 임원… 며느리는 국부펀드 CEO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싱가포르 國父’ 리콴유 타계]
리콴유 일가 싱가포르 좌지우지… “가족기업” “개인능력” 평가 엇갈려

장남은 총리, 차남은 국영기업 최고위 임원, 큰며느리는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타계로 싱가포르를 좌지우지하는 그의 가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리 전 총리는 부인 콰걱추 여사(2010년 작고)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뒀다. 이들은 현재 요직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장남 리셴룽 총리(63)는 2004년 8월부터 11년째 총리로 재직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러시아어 등에 능하다. 리 총리는 1984년 아버지가 창당한 인민행동당(PAP)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경제 담당 부총리, 중앙은행 총재, 총리 등 출세 가도를 달렸다.

1990∼1992년 부총리로 재직할 때는 외국계 은행에 대한 문호 개방을 주도해 금융산업 발전을 이끌고 1998년 아시아 전체를 휩쓴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1990년대 후반 중앙은행 총재로 재직할 때는 인사제도 개편 등을 통해 개혁을 주도했다. 그의 능력을 높이 산 고촉통 전 총리가 부친인 리 전 총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리셴룽을 차기 총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사는 곡절이 많다. 의사인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지만 부인이 아들 출산 후 3주 만에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고 이때 태어난 아들(33)은 백색증(알비노)을 앓고 있다. 리 총리 본인도 1990년대 초 림프암으로 투병했다. 1985년 미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금융인 호칭 여사(62)와 재혼해 두 아들을 뒀다. 호칭 여사는 남편이 총리에 오른 2004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의 CEO가 됐다.

한편 리 전 총리의 차남 리셴양 씨(58)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운영하는 공기업인 싱가포르 민간항공국(CAAS)의 이사회 의장이다.

이 같은 리 전 총리 가문의 성공에 대해 싱가포르 안에서조차 ‘국가를 가족 기업처럼 운영한다’는 비판과 ‘후손들이 그들 나름의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리콴유#싱가포르#일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